열두달의 요정

2009. 12. 16. 09:59 from 서재/기록

흐엉엉.ㅠ 다시보고싶은 옛날만화 1위.ㅠㅠㅋ



굴러라 굴러라 반지야

봄의 문을 지나서 여름의 창가로

가을의 문을 열고서 겨울날 융단위를

새해의 따뜻한 모닥불을 향하여..



관련링크

http://blog.naver.com/intara7?Redirect=Log&logNo=40003084020   
http://blog.naver.com/k2zeby?Redirect=Log&logNo=10030974422&vid=0 




+ 어제 오랜만에 접속했는데, 이 페이지 때문에 접속량이 많았다. 나처럼 그리워하는 분들이 있었다.ㅋ

그러다가 잠안오고 검색

누가 유튜브에 영어버전 있다길래..

찾았다.. o_O



++ 더 오랫만에 접속했는데 기존 영상이 삭제되어 다시~ 찾음. 후후

https://youtu.be/Tps6bdcRhYU




그때 그 목소리는 아니지만.. (심지어 영어도 아니지만)

그리운 그 움직임, 음악들은 그대로다. 히잉.ㅠㅠㅠㅠㅠ

내가 꾹 참으면 볼수 있을날이 올줄알았어.

이 귀여운 디지털시대



이걸 찾아낸 검색어는 '열두달의 요정' '숲은 살아있다(일본어 버전포함)' 'twelves months' '사계절'도 아닌

'moriwa ikiteru'





아래글은,

한 까페에 있던 글인데, 혹시 지우실까봐 옮겨왔는데...

진짜 지우셨다.. 복붙한 나야 잘해쩡




땔감을 모으는 고아 소녀


내일은 설날입니다.

소녀는 오늘도 아주머니가 시키는 대로 눈보라 속을 헤치고 땔감을 모으러 숲 속까지 갔습니다.

'탁, 탁' 추위로 인해 나무 껍질이 터지는 소리가 날 정도로 고요한 숲 속의 작은 공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소녀는 그 곳에서 산토끼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아이, 추워. 너무 추워서 숨이 막힐 것 같다. 다람쥐야, 함께 놀자. 달리고 있어도 발바닥이 시려서 얼어 붙을 것 같다. 술래잡기를 하자. 햇님을 부르자. 봄을 부르자."

 

토끼는 손뼉을 치면서 나무 위의 다람쥐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래, 토끼야."

 

나무 그늘에 숨어 몰래 다람쥐와 토끼의 술래잡기를 보고 있던 소녀는 너무도 재미가 있어 자기가 모르게 웃고 말았습니다. 다람쥐와 토끼는 소녀의 웃음 소리에 깜짝 놀라 황급히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그 때 큰 도끼를 허리에 찬 군인이 썰매를 끌고 다가 왔습니다.

 

"안녕, 예쁜 아가씨! 뭘 그렇게 웃고 있나?"

 

소녀는 손을 저으면서 더욱 웃었습니다.

 

"술래잡기를 하고 있던 다람쥐가 나무 위로 도망치면서 토끼를 놀렸거든요. '토끼야, 꼬리를 치며 깡총 나무 가지로 올라 와. 깡총 뛰어서 말이야'라고 하잖아요. 거짓말이 아니에요. 정말로 그렇게 말했어요."

 

"오늘이 지나면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거야. 이런 날에는 여러 가지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고 하지 않던가? 토끼와 다람쥐가 술래잡기를 한다고 해서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는 거야. 섣달 그믐날에는 그 뿐만 아니고 더욱 이상한 일도 있단다."

 

"어떤 일인데요?"

 

"섣달 그믐날 밤에는 1월부터 12월까지의 모든 달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거야. 겨울도 여름도 봄도 가을도 다 모이는 거지. 그런데 너는 이렇게도 추운데, 어째서 여기까지 왔나?"

 

"제가 좋아서 온 것은 아닙니다. 아주머니가 시켜서 왔습니다."

 

"그럼, 너는 고아로구나, 그래서 너의 옷은 그렇게도 허름하구나. 바람이 많이 들어오겠구나. 내가 너의 일을 도와줄게. 그런 다음에 내 일을 하겠다."

 

군인 아저씨는 나뭇가지를 모아 소녀의 작은 썰매에 실었습니다.

 

"아저씨의 일은 무엇이지요?"

 

"전나무를 자르는 거야. 이 숲 속에서 가장 날씬한 것을 말이야."

 

"그렇게 좋은 전나무를 누구를 위해서 자르는 것인가요?"

 

"여왕님을 위해서야. 내일 궁성에 많은 손님들이 오시거든. 그래서 구슬과 방울과 인형들로 전나무를 꾸민단 말이야."

 

"여왕님은 아직도 인형을 가지고 놀아요?"

 

"여왕님은 너보다 그다지 나이가 많지가 않단다. 아버님과 어머님이 돌라 가시고 난 뒤에는 그 분이 이 나라의 주인이 되셨으니까?"

 

"그럼, 여왕님도 고아시군요. 가엾게도."

 

"가엾고 말고. 아무도 그 분에게 슬기와 분별을 가르쳐 드릴 수가 없단다. 자아, 이 정도면 1주일분의 땔감은 충분하겠지? 다음에는 내 일을 해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여왕님께 꾸지람을 받게 되거든."

 

"아저씨가 저를 도왔으니까 조도 아저씨에게 훌륭한 전나무를 보여 드리겠어요."

 

두 사람은 숲을 헤쳐 갔습니다.

 

 

 

여왕 폐하는 스노우드롭을 좋아하셔


그 무렵, 궁성에서는 14살이 되는 여왕님이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수염을 기른 지체가 높은 박사였습니다.

 

"이제 더 할 수가 없어요. 손가락이 잉크 투성이에요."

 

"여왕 폐하, 이것은 유쾌하지 못한 일입니다만, 폐하께서 4줄만 써 주시기 바랍니다."

 

"좋아요. 뭐라고 쓰지요?"

 

"풀들은 푸르고 태양은 빛나도다. 제비는 봄날과 함께 우리 처마 끝에 날아 온다."

 

"풀들은 푸르고만 쓰겠어요. 풀들은 푸르고......."

 

여왕님은 완전히 공부에 싫증을 내고 있었습니다.

 

"무엇이든지 새해에 알맞는 이야기를 해 주세요. 오늘은 섣달 그믐날이니까 말에요."

 

"알겠습니다. 폐하. 1년은 12개의 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게 정말이에요? 선생님은 그걸 모두 알고 있습니까?"

 

"달 이름은 양와리(1월) 페브라리(2월) 마르트(3월) 아프젤리(4월) 마이(5월) 유니(6월) 유리(7월) 아우그스트(8월) 선처브리(9월) 옥처브리(10월) 노야브리(11월) 데카브리(12월)입니다."

 

"참으로 많군요. 선생님은 기억력이 좋으세요."

 

"황공합니다, 폐하. 그리고 달은 우리들에게 차례로 선물과 위로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12월, 1월, 2월은 스케이트 놀이, 새해의 전나무 잔치, 사육제의 연극놀이, 3월에는 눈이 녹기 시작해서, 4월에는 눈 밑에서 스노우드롭이 얼굴을 내밉니다."

 

"나는 4월이 되면 좋겠어요. 스노우드롭이 참 좋아요! 스노우드롭을 진자로 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마는."

 

"4월은 그다지 멀지 않습니다, 폐하. 기껏해야 20일 정도입니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라는 것입니다."

 

"20일이라고요? 나는 3일도 더 기다릴 수가 없어요. 나는 자연에 새로운 법칙을 만들 것입니다."

 

여왕은 방울을 흔들었습니다.

 

"거기 누구든지 대신을 불러 오너라."

 

그리고는 선생님에게 말했습니다.

 

"숲에는 스노우드롭이 꽃이 피어 있다. 광주리 가득히 스노우드롭의 꽃을 궁성으로 가지고 오는 사람은 내가 상금으로 광주리 가득히 황금과 하얀 여우 털가죽이 붙은 빌로드의 옷을 줄 것이며, 새해의 드라이브를 함께 할 것이다."

 

여왕님은 선생님이 쓴 종이에 서명을 했습니다.

 

 

 

이상한 두 노인


소녀와 군인 아저씨가 숲 속으로 사라진 뒤에, 아무도 없는 숲 속의 자그마한 공터에 키가 큰 12월과 1월의 노인이 나타났습니다.

 

"형제여, 마침내 그대의 차례야. 잘 해내야 할 것이야."

 

12월의 노인이 말했습니다. 12월의 노인은 옷소매를 두드리면서 수풀 속의 짐승들을 불렀습니다. 그러자 숲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짐승들이 나왔습니다.

 

"좋아, 점호는 끝났다. 각자의 일을 하도록 하라."

 

짐승들은 곧 사라졌습니다. 두 노인은 그 때 소녀와 군인의 썰매를 보았습니다.

 

"아직도 누군가가 숲 속을 헤매고 있는 것 같구나."

 

12월의 노인이 말했습니다.

 

"바람과 눈보라를 일으키면 집으로 돌아 가야 할 때라는 것을 깨닫게 되겠지."

 

12월의 노인은 지팡이를 높이 올려 소리 높이 외쳤습니다.

 

"충실한 나의 부하들 눈보라들이여, 모든 길에서 불러라.

말을 탄 자도 걸어 가는 자도 숲을 지키는 파수꿑도 숲의 요정도

숲 속으로 다닐 수 없도록."

 

잠시 후 눈보라가 세차게 불어 왔습니다.

 

"참으로 심한 눈보라가 몰아치는구나."

 

눈 속에서 군인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녀와 군인 아저씨가 커다란 전나무를 안고 비틀거리면서 나갔습니다. 그 때 나무 그늘에서 12월과 1월의 노인이 나타났습니다.

 

"가 버렸더. 벌써 저 언덕을 내려 가고 있어."

 

"저것이 그대의 마지막 손님일 거야. 금년에는 더 이상 우리들의 숲에 인간은 오지 않을테니까 말이야. 이제 제야의 모닥불을 밝힐까?"

 

무성한 숲 속에서 몇 개의 불빛이 보였습니다.

 

"이제 거의 모인 것 같아. 우리들의 1년이 모두 모였어."

 

1월의 노인이 말했습니다. 12월의 노인은 지팡이를 높이 쳐들어 숲의 문을 굳게 잠갔습니다.

 

"하얀 눈보라여, 심한 눈보라여,

눈을 긁어 올려 사방으로 뿌려라.

솜털처럼 땅에 내려라.

시트처럼 땅을 덮어라.

숲 앞에서 벽이 되라.

여기 열쇠, 여기 자물쇠,

아무도 다니지 못하게."

 

 

 

 

스노우드롭을 꺾어라


저녁 무렵이었습니다. 소녀의 집에서는 여왕님의 포고를 들은 아주머니의 딸이 발갛게 타오르는 벽난로 앞에서 광주리를 고르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밀가루를 이겨서 파이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는 너를 밖에 내 보내지 않을 것이다. 숲 속에서 얼어 죽는다."

 

"그럼 어머니가 숲으로 가서 스노우드롭을 캐어 줘요."

 

황금과 하얀 여우의 털옷을 가지고 싶은 딸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아주머니는 방금 구운 파이를 딸에게 먹였습니다.

 

"파이 따윈 필요 없어요! 어머니는 가고 싶지 않고, 나는 나가지 못하게 하니 그렇다면 그 아이를 내 보내세요. 이제 곧 숲에서 돌아 올테니까."

 

"참 그렇군, 그 아이를 보내도록 하자. 그 아이가 꽃을 캐어 오면 너와 엄마가 궁성으로 가지고 가자. 그 아이가 만약 얼우 죽는다면 그것은 그 아이의 운수야. 어차피 고아니까 말이야."

 

그 때, 온몸이 눈투성이가 되어 소녀가 돌아 왔습니다. 소녀는 눈을 털고 벽난로 곁으로 다가 갔습니다.

 

"어때? 밖은 눈보란가?"

 

"아주 심해요. 땅도 하늘도 보이지 않아요.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에요. 겨우 집까지 돌아왔어요."

 

"이제 몸이 녹았지? 네가 다시 갔다 와야 할 곳이 있어."

 

곁에서 딸이 말했습니다.

 

"어디로?"

 

"숲 속으로. 스노우드롭을 캐러 가야 해. 자아, 빨리."

 

소녀는 웃었습니다.

 

"농담이 아니야. 너는 포고문을 모르는 모양이구나."

 

딸은 소녀에게 여왕님의 포고문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가지 않겠어요. 저를 불쌍히 생각하지 않는군요. 저는 숲에서 돌아 오지 못하게 될 거여요."

 

"그럼 내가 너 대신 숲으로 가라는 말이야."

 

크게 화를 낸 딸은 외투를 입고 밖으로 뛰어 나가려고 했습니다.

 

"어디로 간다는 것이냐?"

 

아주머니는 깜짝 놀라 딸을 만류했습니다.

 

"빨리 갔다 와. 스노우드롭을 캐어 오지 않으면 집에 들여 놓지 않을테니까."

 

소녀는 광주리를 들고 나갔습니다. 무서운 소리를 내면서 나무에서 눈덩이가 떨어졌습니다.

 

"누구지?"

 

소녀는 몸을 떨면서 둘레를 돌아 보았습니다. 숲의 깊은 눈 속을 꽁꽁 얼어버린 몸으로 가까스로 걸어 갔습니다.

 

"어쩜 이렇게도 어두울까? 내 손도 보이지 않으니. .....아아 무서워. 누구든지 도와줘요."

 

바삭 바삭 소리가 났습니다.

 

"무서워, 늑대일지도 모르겠구나."

 

소녀는 곁에 있는 굵은 나무에 올라가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자기도 모르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숲을 헤치고 늑대가 얼굴을 내 밀었습니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둘레를 둘러 보았습니다.

 

"우우 우우 우우, 사람 냄새가 난다. 내 저녁밥 냄새가 난다."

 

"까옥 까옥, 조심해요, 늑대군. 너를 위한 먹이가 아니야. 덫이야. 덫."

 

나무 위에서 까마귀가 늑대를 얼려서 쫓았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습니다.

 

"까옥 까옥 예븐 아가씨. 눈을 떠요. 이런 차가운 밤에 졸고 있다가는 얼어 죽어요."

 

"졸면 안돼! 얼어 죽는다!"

 

다람쥐는 솔방울을 떨어뜨렸습니다. 소녀는 눈을 비비면서 주위를 둘러 보았습니다.

 

"누구지? 무슨 말을 한 것은? 그렇지, 나는 꿈을 꾸고 있었지. 어머니가 램프를 들고 집 안을 걸어 가고 있었다. 등불이 눈부셨어. 그런데 저기 진짜로 무엇이 반작이고 있잖아. 빨리 가보자."

 

소녀는 나무에서 뛰어 내려 번쩍이고 있는 것 쪽으로 걸어 갔습니다.

 

"어딘가 따스한 연기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내 혼자만의 기분일까?"

 

 

 

한 곳에 모인 12월의 노인들


문득 소녀의 눈 앞에 작은 공터가 열렸습니다. 한가운데는 모닥불이 높이 타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둘레에는 1월에서 12월까지의 달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소녀는 용기를 내어 나무 그늘에서 천천히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불을 좀 쬐게 해 주세요."

 

4월의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가까이 와요. 어여쁜 아가씨. 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소녀는 모닥불에 다가 가서 손을 쬐었습니다.

 

"아가씨, 거기 들고 있는 것은 뭐지? 광주리같은데."

 

1월의 노인이 물었습니다.

 

"아주머니가 스노우드롭을 캐어 오라고 했습니다."

 

모두가 크게 웃었습니다.

 

"저도 우습게 생가해요. 그러나, 스노우드롭을 캐지 않고는 돌아 오지 말라고 아주머니가 말했어요. 나는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소녀는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습니다.

 

"몸이 따스하게 녹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방해가 되어 죄송합니다."

 

"잠깐 기다려요, 아가씨. 너무 서둘지 말아요."

 

4월의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1월의 노인에게 인사를 하고는,

 

"저에게 1시간만 자리를 양보해 주십시오."

 

라고 부탁했습니다.

 

"나는 양보를 해 주고 싶은데 모두의 의견은 어떤가?"

 

3월의 젊은이도 2월의 할아버지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1월의 노인이 일어 서서 얼음이 얼어 붙은 긴 지팡이로 땅을 쳤습니다.

 

"추위여, 꽁꽁 얼어 붙은 추위여. 이제 물러 가라."

 

그러자 숲 속은 고요해졌습니다. 눈보라가 그치고 별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에는 2월의 노인이 일어 섰습니다. 긴 지팡이를 1월의 노인으로부터 넘겨 받아 땅을 쳤습니다. 나뭇가지에서 바람이 일고 눈이 연기처럼 빙빙 소용돌이쳤습니다. 2월의 노인은 3월의 젊은이에게 지팡이를 넘겨 주었습니다. 지팡이는 3월의 젊은이 손에서 싹이 튼 큰 가지가 되었습니다. 3월의 젊은이가 땅을 쳤습니다. 눈이 녹기 시작했습니다. 숲 속의 나무들도 긴 지팡이처럼 싹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자아, 이제 자네가 지팡이를 잡아 보게, 4월의 형제."

 

4월의 젊은이가 지팡이를 잡자, 지팡이에 푸른 새싹이 벌어졌습니다. 젊은이는 가느다란 피리를 입에 물고 짧게 불었습니다. 녹을 듯한 기분으로 마음 속에 스며 드는 달콤한 멜로디가 흘렀습니다. 그리고는 활기에 찬 소리를 질렀습니다.

 

"시냇물이여, 달리 듯이 흘러라. 개미들이여, 기어 나오라. 겨울의 추위는 가버렸다. 스노우드롭의 꽃이 피었다!"

 

숲 속은 완전히 봄이 되어 있었습니다. 눈은 녹아서 맑은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었으며, 흙 위에는 하늘색 꽃과 하얀 꽃이 피었습니다.

 

"왜 멍청히 서 있지. 아가씨? 빨리 서둘러야지. 형제들이 아가씨와 나에게 준 시간은 한 시간 뿐이야."

 

"정말로 저를 위하여 봄이 왔어요? 저의 눈을 믿을 수가 없어요."

 

소녀는 외쳤습니다.

 

"믿건 말건 빨리 서둘러요. 아가씨의 광주리는 아직도 텅 비어 있지 않은가?"

 

4월의 젊은이가 재촉하는 바람에 소녀는 스노우드롭을 캐러 뛰어 갔습니다.

 

소녀가 사라지자, 1월의 노인이 낮은 소리고 말했습니다.

 

"우리 겨울의 달들은 모두 저 아가씨를 알고 있지. 저 아가씨는 언제나 밝고 상냥하거든. 그런데 오늘은 좀 어두워 보였어."

 

"우리 여름의 달들도 익히 알고 있습니다."

 

6월의 소년이 말했습니다. 겨울의 달들은 얼음 구멍에서 두 손으로 물통을 든 소녀를 만나기도 하고, 숲 속에서 땔감의 다발을 지고 있는 것도 보았습니다. 소녀는 혼자서 노래를 부르면서 걷고 있었습니다. 여름의 달들은 이른 아침부터 나와 밭의 풀을 뜯고 벌레를 잡고 있는 소녀를 보았습니다. 가을의 달들은 숲의 나무와 나무의 열매를 소중히 다루는 소녀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와 같이 착한 아이에게는 엄동 설한에도 한 시간 쯤 봄을 주어도 아깝지 않거든."

 

2월의 노인이 말했습니다.

 

"그 아가씨가 여러분의 기분에 들었다면 나는 그 아가씨에게 약혼 반지를 보내겠습니다."

 

4월의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에서 소녀가 나타났습니다.

 

"벌써 광주리 가득히 채웠구나."

 

1월의 노인이 말했습니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어요. 여러분 친절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살아 있는 한, 여러분의 친절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소녀는 1월의 노인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습니다.

 

"인사는 4월의 달에게 하렴. 그 젊은이가 너를 위하여 부탁했으니까 말이야. 꽃도 그 젊은이가 너를 위하여 눈 밑에서 내어 준 것이다."

 

"고마워요, 4월의 오빠. 저는 언제나 오빠를 만나는 것이 기뻤어요. 이제는 절대로 잊지 않겠어요."

 

소녀는 4월의 젊은이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언제까지나 잊지 않도록 이 반지를 주겠소. 앞으로 곤란한 일이 있으면 이것을 땅바닥이나 물 속, 혹은 눈이 날려 쌓인 곳에 던지면서 이렇게 말해요.

 

굴러라 굴러라 반지여.

봄의 들머리에 여름의 처마 끝에

가을의 높은 다락에 그리고 겨울의 융단 위를

새해의 모닥불을 향하여!

 

12월의 모든 달들이 아가씨를 도우러 갈 것이니 나의 이 반지를 소중히 간직해요."

 

"절대로 잃어 버리지 않겠습니다. 이것은 이 세상에서 저의 가장 소중한 물건이 될 것입니다."

 

소녀는 반지를 꼭 쥐면서 대답했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을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된다."

 

1월의 노인이 말했습니다.

 

 

 

스노우드롭을 가지고 궁성으로


아주머니와 그 딸은 나들이옷으로 갈아 입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살아 돌아 올 줄을 누가 알았겠니? 게다가 스노우드롭을 가지고 말이야."

 

"어디서 캐어 왔는지 저 아이에게 물어 보지 않았어요?"

 

"물을 겨를도 없었어. 그 아이는 마치 산보나 하고 온 것처럼 밝은 얼굴로 눈이 빛나고 있었어. 광주리를 저기 놓더니 그대로 들어 가 버렸어. 점심 때가 되었는데도 저 아이는 아직도 잠들어 있으니."

 

"내가 가서 깨울테야. 어머니는 그 동안에 그 광주리에 스노우드롭을 바꾸어 담아요."

 

딸은 잠들어 있는 소녀의 손가락의 반지를 보고 몰래 빼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주머니는 커다란 광주리에 스노우드롭을 옮겼습니다. 꽃 밑에는 흙을 넣고, 꽃 둘레에는 다른 화분의 나무의 잎을 따서 틈을 보이지 않게 메웠습니다.

소녀는 잠을 깼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찾는 듯이 발 밑을 보면서 슬슬 방 안을 돌아 다녔습니다.

 

"너는 무엇을 찾고 있지?"

 

딸은 반지를 호주머니에 숨기고 물었습니다.

 

"내가 스노우드롭을 넣어 온 광주리는 어디 있지요? 거기서 무엇인가 보지 않았어요?"

 

"우리가 뭘 보았다는 거냐? 잃어 버린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저의 반지는 아무 쓸 데도 없어요. 그걸 돌려 줘요."

 

"그런 건 본 적도 없어."

 

아주머니와 그 딸은 스노우드롭의 광주리를 들고 궁성으로 갔습니다. 소녀는 벽난로 앞에 걸터 앉아 멍청히 불을 보고 있었습니다.

 

"꽃도 반지도 모두가 꿈이었던 것 같아. 안녕, 4월의 오빠!"

 

 

오늘은 아직 12월 32일


궁성의 큰 홀 한가운데 커다란 전나무가 꾸며져 있었습니다. 잠시 후 많은 신하들과 시종들을 거느리고 여왕님이 나타났습니다.

 

"폐하, 새해를 축하 드립니다."

 

손님들은 모두가 축하의 인사를 했습니다.

 

"새해는 아직도 오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12월 32일입니다. 12월은 광주리에 가득한 스노우드롭이 올 때까지는 끝이 난 것이 아닙니다."

 

이윽고 경호대의 장교가 스노우드롭을 가지고 온 아주머니와 그 딸을 데리고 왔습니다. 여왕은 광주리로 달려 갔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진짜 꽃이야! 지금 우리들의 왕국에도 새해가 왔습니다. 이제는 새해를 축하해도 좋습니다."

 

"새해를 축하합니다, 폐하! 새로운 행복을 함께 축하하는 바입니다."

 

여왕님은 스노우드롭을 손님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전나무 등불이 켜졌습니다. 음악이 연주되고,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춤도 싫어졌어."

 

여왕님은 곧 싫증을 내어 말했습니다. 그러자 모두가 춤을 멈추었습니다. 아주머니가 여왕님 곁으로 다가 갔습니다.

 

"어머, 그대들이 아직 있었구나? 참 그렇지, 저 사람들의 광주리에 금화를 넣어 주도록 명령을 내리시오."

 

여왕님은 대신에게 말했습니다.

 

"폐하, 저들의 광주리에는 꽃보다도 흙이 더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마는."

 

"좋아요. 스노우드롭의 값은 황금으로 해 주세요. 그러나, 흙은 나의 왕국의 것입니다."

 

여왕이 말했습니다.

 

"폐하, 1년 중에서 가장 추운 계절에 이들이 어디서 어떻게 이와 같은 훌륭한 봄의 꽃을 찾아 냈는지 알고 싶습니다."

 

손님이 말했습니다. 여왕님은 아주머니와 그 딸에게 물었습니다.

 

"그대들은 어디서 꽃을 찾았는지 이야기를 해보아라."

 

두 사람은 머뭇거렸습니다.

 

"사실은 스노우드롭을 캔 것은 우리들이 아닙니다."

 

"그럼 누구인가?"

 

"저의 양녀이옵니다. 폐하! 그 애가 저 대신 숲으로 가서 캐어 왔습니다."

 

"그럼 그 아이가 길을 가르쳐 주겠구나."

 

"틀림 없이 가르쳐 줄 것입니다. 그러나, 고집이 센 아이이므로 만약 말을 듣지 않으면 그 아이의 목을 베도록 명령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누구의 목을 칠 것인가는 내 스스로 알고 있노라."

 

여왕은 이렇게 말하며 일어 섰습니다.

 

 


여왕님은 숲으로


"새해 축하합니다!"

 

소나무 위의 다람쥐가 말했습니다.

 

"새로운 행복을 축하합니다."

 

전나무 위의 다람쥐가 말했습니다.

 

"까옥까옥. 안녕, 꼬마?"

 

까마귀가 높은 곳에서 말했습니다.

 

"새로운 행복을 축하해요,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몇 번이나 새해를 축하했지요?"

 

"150회야."

 

토끼가 튀어 나왔습니다.

 

"안녕, 짧은 꼬리군? 새해를 축하해."

 

다람쥐가 말했습니다.

 

"늑대가 나를 쫓아 오고 있어. 어금니를 갈고 말이야. 나를 통채로 먹어버리려 한다고."

 

"도망쳐요, 토끼군!"

 

"냄새가 나는데. 귀가 긴 친구(토끼)는 틀림없이 여기 있구나!"

 

늑대가 달려 와서 말했습니다.

 

"까옥까옥, 잔소리하지 말고 도망치는 게 좋을 거야. 이쪽으로 많은 군대가 오고 있어!"

 

배가 고픈 늑대는 비틀거리면서 도망쳐 버렸습니다. 여왕님과 시종들은 숲으로 왔습니다. 떠들썩한 소리를 내면서 미끄러지고 구르면서 호수까지 왔습니다. 호수에는 얼음이 얼어 있습니다. 호숫가에는 눈이 높게 쌓여 있었습니다.

꽃은 아무데도 피어 있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에게 길을 가르쳐 줄 여자들은 어디로 가 버렸어?"

 

여왕님은 추위에 짜증이 나 있었습니다. 겨우 아주머니와 그 딸이 왔습니다. 그 뒤를 따라 소녀도 왔습니다.

 

"나를 위하여 스노우드롭을 캐어 온 사람은 그대인가?"

 

여왕님이 물었습니다.

 

"예, 제가 가지고 왔습니다."

 

"그렇다면 너는 황금이 든 광주리를 받게 될 것이다. 그 외에도 네가 바란다면 옷을 12벌, 비단과 빌로드로 된 것을 주겠다. 또한 다이아몬드가 붙은 은의 굽이 달린 구두와 팔지, 10손가락에 낄 반지도 주겠다. 어때, 가지고 싶어?"

 

"감사합니다. 그러나 제가 가지고 싶은 것은 저분들이 숨겨 버린 반지입니다."

 

여왕님은 딸이 숨기고 있던 소녀의 반지를 빼앗았습니다.

 

"이 반지구나, 자아, 가져요. 아니지, 그보다도 먼저 말을 해야지. 어디서 스노우드롭을 찾았지?"

 

소녀는 12의 달들과 한 약속을 지켜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디에 스노우드롭이 있는가를 말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것을 호수의 얼음 구멍에 던져 버리리테야. 어때?"

 

"가르쳐 드릴 수 없습니다."

 

소녀는 말했습니다.

 

"자기의 반지에게 안녕을 해요. 물론 목숨과도 안녕을 해야지."

 

여왕님은 이렇게 말하고 반지를 물 속에 던졌습니다. 소녀는 호수로 달려가서 12의 달을 불렀습니다.

 

"굴러라 굴러라 반지여.

봄의 들머리에 여름의 처마 끝에

그을의 높은 다락에 그리고 겨울의 융단 위를

새해의 모닥불을 향하여!"

 

곧 세찬 바람이 불고 눈이 연기처럼 날렸습니다. 여왕님도 손님들도 머리를 감싸고 얼굴을 가렸습니다.

달들이 모두 다가 온 것 같았습니다. 하얀 그림자가 되어 소녀를 감싸고는 어디론가 데리고 가 버렸습니다.

1월은 탬버린을 치고 2월은 뿔피리를 불었습니다. 여왕 일행은 큰 소리로 외치며 서로 엉켜 잡고 세찬 바람에 몸을 떨고 있었습니다. 3월의 작은 방울 소리에 이어 4월의 피리 소리가 흘렀습니다. 그 둘레는 마침내 고요해지고 햇빛이 스며 오면서 따뜻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나무들은 잎을 넓히고 땅에는 꽃이 피었습니다. 스노우드롭도 피었습니다. 그러나, 여왕님이 그것을 꺾으려 했을 때는 이미 여름이었습니다. 여왕님은 외투를 벗었습니다. 모두가 외투를 벗어 던졌습니다. 더위에 지쳐 땅바닥에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렸습니다. 소나기가 무섭게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눈깜박할 사이에 가을이 되었습니다. 신하들은 여왕님을 버려 둔 채 말을 타고 도망쳤습니다. 숲에 남은 것은 여왕님과 선생님, 아주머니와 그 딸, 그리고 군인 아저씨 뿐이었습니다.

 

숲 속은 갑자기 어두워졌습니다.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태풍이었습니다. 나무는 부러지며 쓰러지고 외투도 어깨걸이도 윗도리도 날아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매섭게 추운 겨울이 온 것입니다.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 앞에 키가 큰 노인이 나타났습니다.

 

"당신들은 여기 뭣하러 왔소?"

 

"스노우드롭을 캐러 왔습니다. 아무쪼록 우리들에게 숲을 빠져 나갈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 나는 당신에게 상금을 드릴 것입니다."

 

"나는 무엇이나 가지고 있소. 당신이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당신에게 선물을 줄 수가 있다오. 각자가 무엇을 바라는지 말을 해보시오."

 

노인이 말했습니다. 여왕님과 박사는 궁성으로 돌아 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군인 아저씨는 모닥불에 몸이나 녹이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노인은 좋다고 했습니다.

 

"우리들에게는 외투를 주세요. 어떤 털가죽이라도 상관없어요. 개털가죽이라도 당장 주세요."

 

노인은 품에서 개털가죽의 외투를 꺼내어 두 모녀에게 주었습니다.

 

"기다려, 기다려."

 

아주머니는 황급히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두 사람은 그것을 입고 두 마리의 개가 되고 말았습니다.

군인 아저씨는 두 마리의 개를 썰매에 매었습니다.

 

"가 보아요, 군인. 불이 있는 쪽을 향해서 가 보아요. 거기 모다불이 타고 있을 것이오. 거기까지 가서 몸을 녹이도록 해요.

"

공터에서는 모닥불을 에워 싸고 12의 달들과 소녀가 앉아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저를 두 번이나 구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반지를 잃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럼, 맞추어 봐요. 내 손아귀에 무엇이 있는지."

 

4월의 젊은이는 소녀에게 반지를 주었습니다.

 

"어머, 제 반지! 이것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기가 무서워요. 다시 빼앗기지는 않을지."

 

"이제 그 누구도 아가씨의 것을 빼앗지는 않는다. 이번에는 우리들이 아가씨의 초대를 받아 가게 될 것이다. 이 옷상자를 선물로 주겠다."

 

1월의 노인은 소녀에게 옷상자를 주었습니다. 그 상자 속에는 검은 족제비, 다람쥐, 여우 등의 털가죽 외투, 그 밖의 눈부신 물건들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소녀는 새 옷을 입었습니다. 2월의 달은 검은 족제비의 가죽이 붙은 은으로 된 썰매를 선물했습니다. 5월의 달은 썰매를 끌고 갈 말을 두 마리, 3월의 달은 말의 목에 달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방울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 때 개가 끄는 썰매를 타고 여왕 일행이 왔습니다. 군인이 외쳤습니다.

 

"저기 보시오. 모닥불이오. 그 노인은 나를 속이지 않았어."

 

1월의 노인이 권하여 모두 눈치를 살피면서 불 가까이로 다가 갔습니다.

 

"더 가까이 와서 쬐시오. 그래야 몸이 녹을 것이오."

 

"우리들을 아무쪼록 썰매에 태워 주세요. 그 대신 상을 내릴 것입니다."

 

"폐하, 저 아가씨에게는 아무런 약속도 할 필요가 없고, 그냥 태워 달라고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군인이 앞으로 나와서 말했습니다.

 

"우리들을 태워다 줘. 부탁이야! 우리들은 꽁꽁 얼어 붙어 버렸어."

 

"태워다 드리고 말고요!"

 

몸이 얼어버린 여왕님에게 소녀는 외투를 입혀 주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외투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군인은 마차의 앞 자리에 타고 채찍을 휘둘렀습니다.

 

"안녕히 계셔요, 12월의 여러분들! 여러분의 새해의 모닥불을 잊지 않겠습니다!"

 

소녀는 외쳤습니다.

 

"나도 잊지 않겠어요!"

 

여왕님도 외쳤습니다.

 

"잘가요, 무사히 가세요."

 

12월의 달들은 일제히 말했습니다.

 

"스노우드롭을 찾아 낸 그 아이가 몰라보게 이뻐졌어."

 

군인도, 여왕님도, 박사도, 소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두 마리의 개도 짖어댔습니다. 그 소리에 소녀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어디서 들은 것 같은 소리야. 그러나,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있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렇습니다. 아가씨."

 

군인이 말했습니다.

 

"3년이 지나 얌전해지면 섣달 그믐날에 여기 데리고 와요. 개털 외투를 벗겨 줄 테니까."

 

걱정스런 얼굴을 하고 있는 소녀에게 1월의 노인이 말했습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자아, 서둘러요. 저 하얀 말 주인에게 부탁하여 타고 가면 될 것이오."

 라고 말했습니다.

소녀와 여왕 일행은 이별을 섭섭해 하며 숲 속을 빠져 나왔습니다.



Posted by Hy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