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게 저승이 아니란 말이야?" 아서가 말했다.
  웨이터가 웨이터답게 예의 바르면서도 조용하게 미소 지었다. 그는 예의 바르고 조용조용한 웨이터용 레퍼토리를 거의 다 써버렸고, 이제 곧 말수 적고 냉소적인 웨이터 역할로 들어갈 것이다.
  "저승이라고요? 아닙니다, 손님." 그가 말했다.
  "그럼 우린 안 죽은 건가요?" 아서가 말했다.
  웨이터가 입술을 깨물었다.
  "으음, 음," 그가 말했다. "손님은 분명 살아 계십니다. 안그러면 제가 어떻게 주문을 받겠습니까?"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동작으로, 자포드 비블브락스가 팔 두개로는 자기 이마 두개를, 나머지 팔 하나로는 자기의 넓적 다리를 철썩 갈겼다.
  "이봐, 친구들, 이거 정말 대단해. 우리가 해낸거야. 우린 마침내 우리가 오고자 했던 곳에 온 거라고. 여기가 바로 밀리웨이스야." 그가 말했다.
  "밀리웨이스!" 포드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손님." 흙삽으로 인내심을 꾹꾹 누르며 웨이터가 말했다. "여기가 바로 밀리웨이스,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이죠."


- 더글라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2 - 우주 끝에 있는 레스토랑』, 김선형 권진아 옮김, 책세상 p.126-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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