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나무인 나에게는 시간을 주고 인간에게는 공간을 맡겼기 때문에, 인간의 마음속에 질투심의 씨가 싹트게 된 것은 아닐까? 움직일 수 없다는 내 약점을 이용해서 인간은 자신의 키를 내 키에 맞추어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인간에게 주어진 몇 십년 정도의 수명과 내게 주어진 수백 년, 아니 수천 년의 평균 수명을 비교해 보면, 인간은 아찔한 느낌이 들 테지. 나무와 인간 사이에 무엇인가 끊어진 것이 있다면 아마도 바로 그 순간이었을 것이다.


- 미셸 뤼노, 『시인을 꿈꾸는 나무』, 창작시대사 p.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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