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작 에르네스토의 흥미를 끈 것은 그 거대한 기계장치보다는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는 노동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그들이 자기가 속한 구역에서 하고 있는 일밖에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많은 이들은 이곳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있었으면서도 다른 구역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거의 모르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노동력을 쉽사리 착취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문화적, 정치적 의식을 낮은 단계로 묶어둘 필요가 있는 회사로서는 환영할 만한 것이었다. 물론 몇몇 용감한 노조 지도자들이 에르네스토에게 설명했듯, 사용자측에서 제시하는 계약조건을 노동자들에게 깨우쳐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모습들도 없진 않았다.


- 장 코르미에, 『체 게바라 평전』, 김미선 옮김, 실천문학사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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